정경자 '시간의 언어(Language of Time)_15', 디지털피그먼트프린트, 2014년작 /사진제공=일우스페이스
소소한 일상도 바라보는 태도에 따라 의미심장한 특별함이 되곤 한다. 낡고 닳아 색마저 다 벗겨진 창틀과 그 안에 드리운 커튼도 소홀히 보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한진그룹 산하 일우재단이 제정한 제5회 일우사진상에서 '올해의 주목할 작가' 전시 부문에 선정된 정경자 작가는 이처럼 시간이 정지하다시피 한 폐허의 사물들을 통해 생성과 성장 또다시 소멸을 반복하는 순환의 고리를 찾아냈고 '시간의 언어'라는 제목의 연작으로 포착했다. 사진기술의 발달로 화려하고 환상적인 화면의 작품들이 무수히 쏟아지지만 오히려 정경자는 섬세한 감수성으로 승부했다. 전시를 기획한 신수진 연세대 교수는 "정경자의 사진은 정직하다"고 말한다. 평범한 것에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찾아내는 눈, 이것은 관람객의 마음까지도 움직여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서소문 대한항공 사옥 1층 일우스페이스에서 12월24일까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