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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트뉴스] 일우스페이스 기획전 《사유의 베일(Veil of Thought)》
작성일자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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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우스페이스 기획전 《사유의 베일(Veil of Thought)》

일우스페이스는 2022년 기획 단체전 《사유의 베일(In a Flash)》 을 2022년 2월 23일부터 4월 12일까지 49일간 개최한다. 본 전시에서는 회화, 조각, 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에서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 조형적 이미지를 생산하는 5인의 작가(갑빠오, 강목, 최수진, 최지원, 홍성준)를 초대하였으며, 창작활동의 근간이 되는 ‘사유’ 작용이 관람객들을 새로운 지평으로 향하게 하는 일련의 현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예술은 사유의 베일로, 삶의 시선을 덮어씌움으로써 인생을 덮을 만하게 만든다’던 니체의 말처럼 작품을 통해 내부와 외부, 자신과 타자를 만나게 하는 예술은 우리를 시적이며 비평적인 초월 공간으로 이끈다. 작품 너머 존재하는 외계는 관람객들에게 경험을 선사하고, 이로 인해 외부와 맞닿은 보는 이들은 ‘나’에서 시작하여 본인 이외의 대상과 관련 맺는 행위에서 무한감을 맛보게 된다. 작품 창작과 더불어 감상의 행위는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원초적인 일이며, 일련의 신체 행위를 통해 무한에 닿으려는 염원이 담긴 본능적 움직임에 가깝다.

 이번 전시는 작가들이 제각기 포착해내는 ‘사유’로부터 발화된 방식과 매체, 각자가 발전시키는 예술적 방안들을 살펴보는 일에 초점을 둔다. 동시대 작가들이 창작물로 만들어내고 싶어했던 사유는 무엇이었을지,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저마다의 사유의 베일을 수놓았는지 살펴봄으로써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미적 즐거움을 마주하고자 한다.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단절의 현주소 속에서 범시대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예술의 본질적인 가치와 의의에 집중해보고자 한다.

 갑빠오는 군상을 통해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 나와 당신의 얼굴을 표현해낸다. 흙을 사용하는 도예 작업부터 회화, 조각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본인의 확장된 작업세계를 담아내고자 한다. 살아가는 순간마다 경험하게 되는 감정의 무수한 변화를 포착함으로써 삶에 대한 근본적 사유들을 원초적인 인간의 표정과 몸짓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작가는 인간을 비롯한 사물 및 동물에 이르기까지 지구 상에서 삶을 살아가는 개체들 간에 맺게 되는 관계와 소통, 그로인한 상처 등을 담담한 서정적 어조로 풀어낸다. 이는 작가 고유의 조형어법으로 이들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담아내고 있음이며, 보는 이들은 진솔하면서 따듯한 감정으로 삶을 받아들이려 하는 작가 특유의 태도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강목은 사람이나 사물의 본성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이미지를 그려낸다. 평면에서 시작하여입체 혹은 일러스트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다. 인간으로서 자라나면서부터 지닌 본연의 성품 그 자체를 포착하고 싶어하며, 이를 위해 곳곳에서 피어나는 의문을 조형적 언어로 표현해낸다. 또한, 그는 사랑에 대한 호기심이 육체와 사물을 여과없이 바라보게 해주고, 관계의 본질을 되짚어 준다고 생각한다.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길 희망하며 자연스레 존재하는 무의식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시선을 통해 존재자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한다. 간결한 궁극의 표현을 추구하지만 그렇지 못한 본인의 작업을 보며 자신의 때를 끊임없이 벗겨내고자 애쓰고 있다.

 최수진은 회화를 다루는 순간을 분해하고 찰나를 의인화하여 제시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존재 혹은 개체에 대한 관심과 의문을 가져왔으며 고르지 못한 호흡과 어딘가 모르게 과잉되어 불편한 느낌을 어떻게 하면 평면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페인팅의 물질성에 근거하는 원색적이고 미끄러운 표면적 특징을 고수해온 작가 특유의 이미지는 회화의 ‘요소’와 이를 다루는 ‘순간’들이 서로 관계하며 일어나는 근본적인 이야기 구성에 집중한다. 또한 장면 묘사에 있어 요소들의 핵심을 간결히 나타내는 작가 특유의 어법은 화면 전체의 고른 호흡을 유지하게 하며, 평면 위의 색감 및 질감 고유의 성질들이 돋보이게 한다. 경험한 적 없는 상황이나 장면임에도 어디에선가 이미 경험한 듯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최지원은 캔버스 위에서 자신이 처한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상징적 행위를 지속한다. 재현과 실재의 공간 사이에서 가상의 이미지를 쌓아가며 불완전한 현실세계를 표현한다. 부담스러울 만큼 차가운 표정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기시감이 공존하는 익명의 표정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개인들의 표상이며 이는 화면 속 상황의 서사를 자아내는 단서로 작용한다. 단절되고 무감각해져가는 사회 속에서 고립된 군상을 나타내는듯 굳어 있는 작품 속 도자 인형들을 볼 때면 불안한 차가움이 느껴지는 한편, 허공을 향하는 작품 속 개체들은 기이한 공감의 정서를 자아낸다. 날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온라인 사회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모습을 편집하여 업로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작은 충격에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도자기의 속성과 닮았다. 작가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속된 삶의 일직선상 위에서 유토피아를 찾지 못해 여전히 불안한 우리들의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홍성준은 회화를 통해 시각의 필연적 쌍방향성에 관한 고찰을 지속해왔다. 온전한 개체로서 주체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동시에 보여질 수밖에 없는 객체 간의 관계성에 대한 모순적 조건들을 역추적함과 더불어 스크린 이미지의 표상학적 의미와 주관적인 정체성의 맥락에 대한 고민들을 캔버스 위로 풀어낸다. 끊임없이 시각에 대한 근본적 탐구와 함께 회화의 물성을 온전히 이해하며 한계를 넘으려는 작가의 태도는 회화의 프레임을 새롭게 보기위해 노력한다. 이에 회화를 하나의 표피와 표상으로 삼게 된 작가의 태도는 보는 이들에게도 적용되어 관람객들을 작가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짐을 당하는 연쇄사슬 속으로 불러들인다. 일상 속에서 인지하지 못한 채 이루어졌던 순간들을 작품을 통해 작가는 또 한 번의 모순을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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